YTN은 고양 저유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대한송유관공사의 부실 관리 실태를 추적해왔습니다.
그런데 SK그룹의 계열사인 송유관공사가 최근 그룹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저유시설을 사들인 것이 확인됐습니다.
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내부거래에 미심쩍은 면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.
최민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고양 저유소 폭발 사고로 관심을 받았던 대한송유관공사.
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저유소 5곳을 대거 사들였습니다.
대구와 광주, 전주, 원주, 세천 저유소로 기름탱크만 50여 기입니다.
매입 비용만 600억 원이 넘습니다.
송유관공사가 한 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많은 규모입니다.
[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 : (개별사) 탱크는 본인 정유사들만 쓸 수 있거든요.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저희(대한송유관공사)가 인수해서 운영하게 되면 정유사가 공동 사용하게 되면 그 어떤 규모의 경제도 이뤄지고….]
저유소를 판 곳은 SK에너지, 송유관공사의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입니다.
송유관공사는 이름만 공사로, 지난 2001년 민영화되면서 SK이노베이션이 41% 지분을 가진 SK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습니다.
따라서 두 회사의 저유소 거래는 SK 계열사 간 내부거래입니다.
그런데 저유소를 판 SK에너지는 이 거래로 지난해에만 47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고했습니다.
판 기업이 이득을 봤다면, 산 기업은 손해를 본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됩니다.
[박상인 /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: 100% 지분을 가진 자회사를 사업 부분 중에서 그다지 사업성이 높지 않은 자산을 41%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매각했다는 것,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거래 조건이 41% 계열사에 불리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히 가는 상황이고요.]
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도 SK에너지가 저유소를 비싼 가격에 떠넘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.
공정위는 가격이 적정했는지 두 기업에 자료를 요청하고 부당지원 행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입니다.
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SK그룹의 내부거래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.
YTN 최민기[choimk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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